INTERVIEW

작사 클래스수강생 인터뷰 - 25년 6월 호 < 이수빈 작가님 >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마스터 클래스 4기 인터뷰 이후로 다시 뵙게 됐어요. 이번엔 ‘단독 작사’라는 아주 멋진 타이틀까지 달고 돌아오셨는데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이번에 도영의 ‘자전거’ 작사에 참여하게 된 작사가 이수빈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작년 여름에 마스터반 수료 인터뷰로 처음 인사를 드렸던 것 같은데 벌써 거의 1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그때는 든든한 마스터 작가님들과 함께였는데 혼자서 인사를 드리려니 약간 민망, 머쓱하기도 한데요. 그래도 이렇게 다시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Q2. ‘자전거’는 듣는 이에게 굉장히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노래인 것 같아요. 작가님은 이 곡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셨을까요?


- 아직도 수정 연락을 받았을 때가 너무 생생해요. 오후 2,3시쯤에 다른 곡 작업을 딱 끝내고 워드 파일을 미련 없이 꺼버린 뒤에 ‘아, 이제 좀 쉬어야지…’ 하고 등을 기댄 순간 대표님께 연락을 받았거든요. 제가 너무도 사랑하는 아티스트인 도영님의 곡이라는 걸 알고는 손을 막 떨었던 기억이 나요. 너무 현실성이 없어서 그런가 ‘이거 내가 쓴 가사 맞아? 나한테 수정 연락이 온 게 맞아?’ 하고 의심까지 할 정도였어요. 놀람을 한 5분 정도 즐기다가 끝내주게 수정해보자! 다짐하고 열심히 수정작업을 했던 기억이 나요.


-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많은 분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구간으로 언급해주시는 ‘좀 비틀대는 모양새도 괜찮을 거야’ 라는 위로 섞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처음을 맞이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처음’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사람이거든요.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그 상태가 어떨 땐 극한의 공포로 다가올 때가 있는데 사실 처음이라면 헤매는 것도, 비틀대는 것도, 넘어지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라는 걸 이 가사를 쓰면서 저 또한 다시 한 번 깨달았거든요. 아기 때 걸음마 하다가 넘어졌을 때 뭐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는 것처럼 우리의 첫걸음이 비틀대고 위태로워도 괜찮다. 라고 이 곡을 들으시는 모든 분들께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 저 역시 ‘좀 비틀대는 모양새도 괜찮을 거야.’ 이 구간이 가장 크게 위로가 되었어요. 자전거를 막 배웠을 때 아빠가 저에게 해주신 말이 있는데 ‘처음이니까 비틀댈 수밖에 없어’ ‘넘어져도 돼’ ‘비틀거려도 괜찮아’ ‘네가 생각한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 이런 말을 해주셨어요. 이 구간을 쓸 때 아빠가 해주셨던 그 말이 불현듯 떠오르더라고요. 처음이라 불안한 것은 이토록 당연한데 왜 그 사실을 잊고 있었지 하며 이 구간을 쓰고 나서 한참동안 멍- 해있었던 것 같아요. 시즈니분들이 트랙리스트가 공개 됐을 때 ‘자전거(First Step)’라는 제목을 보시고 자전거를 처음 배웠을 때 부모님과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거나 나름대로의 유추를 해주시는 걸 보고 제가 다 울컥해서 팬분들 반응을 훔쳐보며 훌쩍였다는 사실… 


Q3.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콘티를 촘촘하게 작성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자전거’ 작업 당시에는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구상하셨는지 궁금해요!


- 질문해주신 것처럼 저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콘티를 짜거나 아티스트에 관한 약간의 공부같은 걸 좀 하고 시작을 해요. 일단 무조건 해당 아티스트의 이전 앨범을 보고 작업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어떤 표현을 좋아하는지 어떤 테마를 좋아하는지 아티스트나 회사의 취향, 캐릭터를 파악하는 거죠. 무대 영상들을 보기도 하고 음원사이트에 보면 나와있는 앨범 소개도 간략하게 훑어보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역시 도영님의 1집 앨범인 청춘의 포말 앨범의 곡들을 훑어보며 데모를 들었던 것 같아요. 데모를 들으면서 이 곡과 어울리되 전작 앨범과 겹칠만한 컨셉, 소재들을 피하며 이미지를 그려보았어요. 운이 좋으면 빠르게 소재나 주제가 떠오르지만 대부분은 쥐어짜내고 짜내서 나온답니다…헿


- 어쩌다보니 제가 주변 작가님들 사이에서 콘티광인이 되었더라고요ㅎㅎ 저는 일단 콘티를 짤 때 곡에서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 1줄을 노트 제일 위에 크게 적어둡니다. 그래야 가사를 쓸 때 길을 잃어도 ‘아 나 이 이야기 하고 있었지!’ 하고 바로 주제로 되돌아올 수 있더라고요. 약간 이정표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가사의 소재가 있다면 소재를 가운데에 써놓고 마인드맵을 그려요. 곁다리 소재나, 단어, 문장 등을 줄줄 적어놓은 뒤에 각 송폼 별로 어떠한 표현을 배치할지를 다 짜두고 작업에 들어가요.

팁이라고 한다면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이야기들도 넣는 것 같아요. 화자는 어떤 사람인지, 외형은 어떤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곡의 시공간이 어떤 느낌인지 등을 써둘 때도 있어요. 그러면 무의식적으로 이 화자가 어떤 사람이겠구나 어떤 말을 하겠구나 같은 것들이 체화(?)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러면 확실히 가사를 쓸 때 몰입도도 높아지고 콘티 내용이 가사보다 많으니 필요 없는 것들만 빼내면 되어서 빠른 시간 안에 가사가 나오는 것 같아요.

 

- 비하인드는 처음에 곡을 듣자마자 ‘노을 질 때 한강에서 자전거 타면서 들으면 너무 좋겠다’ 하고 감상을 했어요. 곡의 배경, 소재가 다 나왔는데 바보같이 ‘뭐라고 쓰지, 무슨 내용, 어떤 소재를 쓰지’ 하면서 한참을 고민했다는 거예요. 두어시간 고민하다가 자전거로 소재를 잡자! 하면서 얼마나 허탈하던지… 아마 너무 잘 하고 싶은 마음에 부담이 되어서 더더욱 생각을 빨리 빨리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년 생일날 제가 자전거를 타면서 한강 산책을 했었거든요. 그때 자전거를 타면서 언젠가는 자전거를 소재로 이런 가사를 꼭 써봐야지 하면서 핸드폰 노트에 글을 끄적였었는데 자전거 가사의 마지막처럼 (언젠가는 내게 닿을 테니까) 올해의 저에게 닿았더라고요. 


Q4.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쓴 가사 중 한 부분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면, 어느 곡의 어떤 장면을 꺼내고 싶으세요?


- 아무래도 저에게 모든 가사들이 소중하지만 이번에 발매된 ‘자전거’에서 마지막 부분의 가사인 '길을 잃어봐도 재밌을 거야. 언젠가는 내게 닿을 거니까.' 이 구간의 화자의 마음 가짐 같은 것을 현실로 이루어내고 싶어요. 약간의 다짐 섞인 소망이랄까요.

저는 인생이 단편적인 사진보다는 동영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잠시 넘어지고 길을 잃는 것이 때로는 영원히 남아 박제될 것만 같지만 어느 순간 먼 과거의 일이 되어있더라고요. 이미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부터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는 건데 망치고, 무너지는 게 사실 그렇게 쪽팔린 일은 아니고 모두 다 그런 부끄러운 면 하나쯤은 있을 텐데 그 장면 하나만 제 인생이라 할 순 없잖아요. 다양한 장면 중 하나일 뿐.

이 가사를 쓰면서 그래 비틀대도 괜찮아! 하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사실 아직도 저는 비틀거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고, 그런 생각에 하염없이 잡아먹히는 날들도 있고요.

때로는 가사 속 화자의 첫 모습처럼 멈춰선 채 한 걸음도 떼지 못하는 순간이 있어요. 근데 결국 이 화자는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고 길을 잃더라도 '언젠가' 내게 닿을 거라고 이야기하잖아요. 본인 조차 확신이 없을지 모르는 길을 그냥 달려나가는 그 용감함이 부럽기도 했어요.

저는 불확실한 저의 세상을 의심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이 가사 속 화자처럼 그런 미지 앞에서 미지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언젠가 제 스스로에게 그래 뭐 넘어지면 어쩔거야 길 잃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원하던 길 하나쯤은 나오겠지 하며 가사 속 화자처럼 아주 자유롭고 포근한 밤을 맞이해보고 싶어요.


Q5. ‘이수빈 스타일이다!’ 하는 작가님만의 작사 포인트 또는 앞으로 그렇게 만들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다면?!

 

- 아직 한참 부족하고 뭐 하나 특출나다 말할 재능은 없지만 피드백을 받을 때 퍼포먼스가 주를 이루는 곡들의 가사를 잘 쓴다는 피드백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영어가 잘 붙는 구간이나 임팩트 있는 한 줄을 잘 디자인한다 칭찬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해 안 되는 구간이 없다. 라는 피드백도 들었던 것 같아요 가사를 보았을 때 이게 무슨 표현이지? 하는 의문이 잘 안 남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나름의 노력한 부분이라면 가사를 쓰면서 '왜?' 라는 질문을 많이 해요. ‘왜 화자는 이런 표현을, 왜 이런 행동을, 왜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더 디테일하게 캐릭터와 상황 등을 디자인하게 되고 이 지점이 가사 속 캐릭터, 표현 등을 디테일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아티스트가 불렀을 때 이거 진짜 그 사람 같다! 임팩트 있네? 이해가 잘 되네?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스스로가 쓰는 가사를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의문은 남게 하지 말자. 이 밸런스를 지키려고 하고 있어요.


Q6. 작사 시작 이래 많은 변화의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돌아봤을 때 ‘내가 확실히 성장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생각해보면 첫 수정 연락을 받았을 때인 것 같아요. 저는 제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많은 편이라 작업을 하면서 이게 맞아? 진짜로? 거의 시크릿가든처럼 이게 최선임? 이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하는데 이때 연락을 받고는 아, 내가 틀리게 작업을 하진 않았구나, 나도 어느정도 맞긴 맞았구나 했어요. 물론 작사라는게 수학처럼 명확한 공식 같은 것이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대략 3년여 정도의 지망생 생활에서 하염없이 흔들리고 있던 저에게 제 자신을 믿고 해보아도 된다! 하고 작은 확신을 제 스스로에게 주던 첫 순간인 것 같아요. 위에 말한 것처럼 가사를 의심할 필요는 없지만 의문은 남게 하지 말자. 이 마인드도 이때부터 확 장착된 것 같아요.

그리고 수정작업 자체에서도 어떻게 이 일을 대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수정작업이 아무래도 빠르면서, 니즈를 명확히 파악해야하다보니 부담과 압박이 심할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 어떻게 제 스스로를 컨트롤 해야할지 어떤 지점에 포커스를 걸고 수정에 임해야하는지 등을 조금 배워가며 전반적으로 가사를 쓸 때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 마음이 흔들릴 때에는 작가님들을 만나는 것 같아요. 만나서 요즘 다들 멘탈과 몸은 건강한지 묻고 작업을 위한 커피가 아닌 ‘진짜’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것 같아요. (그러니 많이들 저와 만나주세요… 헤헤)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보니 작가님들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금방 스트레스가 훅 가시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정말 케이팝 덕후라서 작업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대영상을 봅니다…ㅎㅎ 최근 발매된 무대 영상을 한 10분 보면 도파민이 한순간 쫙 오르면서 다시 일하자! 상태가 되더라고요. 덤으로 트랜드 파악까지!

 

- 저는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인데요. 이 일을 시작한 이상 되돌아가기는 늦었고, 그리고 되돌아가기에는 제가 너무도 사랑해 마지않는 일이기 때문에 고통스럽더라도 해야지 뭐. 하는 것 같아요. 저렇게 툭 뱉고 나면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저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다 사용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제 미래와 꿈은 절대 저를 두고 먼저 도망가지 않거든요. 늘 그 자리에 있는데 다만 내가 멈추거나 돌아서거나 포기할 뿐이라서 원하는 꿈이 있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하자. 인생 쉽게 살아가면 댕재밌겠지만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고생? 그것도 좀 해보지 뭐. 하는 것 같아요.

 

- 사실 저는 다른 학원들을 다니다 줌바스로 오게 된 케이스인데 줌바스에 왔을 때 저는 작사를 포기하기 직전이었거든요. 여기서 좀 배워보다  안 되면 때려치자. 라고 했었는데 줌바스에 오고 아, 어쩌면 나 데뷔할 수도 있겠다! 하고 이상한 근자감이 튀어나올 만큼 놀란 변화들이 단기적으로 생겼었는데요. 일단  커리큘럼이 정말 탄탄해서 수업시간만 잘 따라가더라도 배우는 것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님들과의 교류가 활발하다는 것 또한 좋았던 것 같아요. 서로 고민을 이야기 할 수 있다보니 어려운 작업을 하고 나서 느껴지는 묘한 속상함과 창피함이 작가님들과의 대화로 금방 해소되었었거든요. 이전에 다녔던 학원들에서는 1년을 혼자서 정말 그 어떤 작가님들과 친해지지 못했었거든요 (제 성격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사실 작사라는 게 작업 자체를 혼자서 해야하는 일이라서 (물론 팀 작업, 공작이라는 좋은 방법도 있지만) 되게 외롭거든요. 괴로움도 고민도 오롯이 제 몫이고요. 그런데 이렇게 외로울 때 작가님들이 ‘해보자 해보자’ 하며 연락을 할 때 정말 말로는 다 표현 못할 에너지를 받았고 숙제나 제도들이 제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게 잘 잡아주셔서 더욱 열심히 작업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줌바스 자체가 저의 러닝메이트가 되어준 셈이죠. 


Q7. 첫 인터뷰 때 “데뷔는 겨우 시작일 뿐, 다음 챕터는 지금의 내가 써나간다”고 하셨는데요. 지금은 작사가 이수빈의 어떤 챕터일까요?

 

 - 데뷔가 한페이지 정도의 프롤로그였다면 (물론 약간의 고난들을 이미 겪었지만) 지금은 제1장의 딱 첫문장 정도 온 것 같아요. 기승전결 중 아주 중요한 ‘기’의 순간이요. 첫인상이 나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도 하잖아요. 아직도 저는 그 중요한 처음에 있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여전히 잘 모르는, 주인공만 천진하고 그걸 읽는 독자들은 어렴풋이 '아 쟤 고생 꽤나 하겠군' 하는 순간이요.

 

- 단독 작사 곡이나 다른 곡들이 엎어져 속상해하기도 했던 그때의 저에게는 히어로의 법칙을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고난이 올 때, 사람이 가장 약해져 있을 그 순간에 가장 큰 성장을 한다는 소년만화의 클리셰 있잖아요. 크게 고통이 올수록 그의 몇 배로 너는 성장하고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라고요 (물론 고통 없이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긴 해요...ㅎㅎ)

 

- 작사가로서의 목표와 꿈은 '이 일을 오래오래 하는 것.' 인 것 같아요. 맨날 어휴 하기 싫어.. 를 입에 달고 있어도 저는 이 일이 너무 좋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잘 알아서인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정말 오래간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픽스도 꾸준히 나야 하고 매일 밀려오는 시안들을 보면서 머리를 싸매야하기도 하겠지만 제 말버릇처럼 그래도 해야지 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며 때로는 짜증도 내고 때로는 기뻐도 하면서 이 일을 해나가고 싶어요.

 


Q8. 마지막으로 지금도 자신만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을 동료, 수강생 작가님들께 응원의 한 마디 남겨주세요😊


- 음...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는데 예전에는 ‘포기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들으면 으레 그건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다소 게으른 소리라고 반감이 툭 튀어오르고는 했어요. 이제는 저도 주위 사람들한테 그런 말을 간혹 하더라고요. 저는 성공한 사람조차도 아니면서요. ‘내가 그리는, 내가 꿈꾸는, 나에게서 시작된 내 꿈에 닿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고 내 꿈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다.’ 라는 것을 어느 순간 알게 되어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작가님들이 그려놓은 어떤 꿈, 미래는 절대 작가님들을 두고 도망가지 않을 거예요. 걷지도 뛰지도 사라지지 않을 텐데 다만 내가 포기하는 순간 그건 미완으로 종결나버리는 꿈이 되더라고요. 저도 사실 작사를 시작했을 때에는 NCT라는 팀의 크레딧에 너무 오르고 싶었고 이제 데뷔한지 2년이 지난 시점에 닿았거든요. 근데 그렇게 닿을 수 있던 건 제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더라고요. 저의 데뷔 역시 마찬가지이고요.

그 꿈에 가는 길이 아스팔트일지, 모래바닥일지, 어떤 걸 타고 그 꿈에 갈지는 모두가 다 다르겠지만 중요한 건 ‘움직이고 있다는 것.’ 같아요. 속도도 방향도 다 상관없이 언젠가는 닿을 꿈을 향해 지금 당장 미미해보이는 움직임이라 할 지라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아주 단편적인 한 목표에 닿았을 뿐이지만 이런 시간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적어도 그려왔던 수많은 미래 중 못 만난 미래보다 내가 만난 미래들이 훨씬 많을 거라고 믿습니다. 같이 잘 나아가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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